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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재심, 역사적 재조명의 시작인가? - 10.26 사건, 가혹행위 논란, 그리고 현재

carnival6103 2025. 2. 1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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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집행된 지 44년 만이며, 유족이 재심을 청구한 지 4년 만에 이루어진 결정입니다. 이번 재심 결정은 단순한 과거사 재조명을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10.26 사건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논의를 촉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10.26 사건,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

10.26 사건은 1979년 10월 26일,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살해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원수 피살 사건이었으며, 유신 체제의 종말을 가져오고 12.12 군사 반란, 5.18 민주화 운동 등 격동의 80년대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건 직후, 김재규는 내란목적살인죄로 기소되어 이듬해 5월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당시 수사 및 재판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으며, 김재규의 변론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김재규가 사건의 동기를 '민주 회복'이라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군부 세력에 의해 '개인적인 불만' 또는 '권력욕'에 의한 범행으로 규정되었고, 이러한 프레임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

재심 청구, "역사적 논의의 진화와 도약"을 기대하며

김재규의 유족들은 2020년 5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재심 청구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수사 과정에서의 가혹행위입니다. 오늘 서울고등법원은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수사 때 가혹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당시 수사 과정의 불법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재심 과정에서 수사 당시 가혹행위가 입증된다면, 김재규의 자백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는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둘째, 내란목적살인죄의 부당성입니다. 유족 측은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한 것은 내란 목적이 아닌, 유신 체제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행위였다고 주장합니다. 김재규는 법정에서 "저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국민의 보다 많은 자유를 위해서, 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또 이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 제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각오를 하고 이 일을 했습니다." 라고 진술했습니다.

유족들은 재심을 통해 김재규의 행위가 단순한 범죄가 아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논의의 수준이 진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재심 쟁점과 전망

이번 재심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예상됩니다.

  1. 내란목적살인죄 성립 여부: 김재규의 행위가 내란을 목적으로 한 살인인지, 아니면 유신 체제 종식을 위한 정당행위였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중요합니다. 당시 김재규의 행위가 12.12 군사 반란과 5.18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2. 수사 과정의 불법성: 재심 개시 결정에서 법원이 인정한 수사 과정의 가혹행위가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만약 당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결과 김재규의 자백이 강압적으로 얻어진 것이라면, 원심 판결의 신뢰성은 크게 훼손될 수 있습니다.

재심 결과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은 10.26 사건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재심 과정에서 10.26 사건의 진실이 더욱 명확하게 밝혀지고,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재심, 과거를 넘어 미래를 향한 발걸음

김재규 재심은 단순한 개인의 명예 회복을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과거를 올바르게 직시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재심을 통해 10.26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과 역사 정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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